|
‘준비되지 못한’ 노후를 맞이한 우리나라 노인은 절반 가까이가 빈곤층이다. 가난은 질병과 외로움 등 노년의 고통을 증폭시킨다. 불편한 몸으로 남의 밭일을 하는 농촌 노인이나 지하철택배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 노인 등 가난한 노년은 죽을 때까지 ‘밥벌이의 구차함’에서 놓여나지 못한다. 사설 요양병원에서 학대 받는 치매노인, 골방에서 혼자 숨을 거두는 고독사 등 비극적 현장도 소리 없이 늘고 있다. <단비뉴스>는 청년의 ‘가족’이자 ‘내일’인 노인의 삶에 주목했다. 그들의 현실을 생생히 드러내면서 ‘노인복지후진국’을 벗어나기 위한 과제를 점검하고, 독자와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경북 영주시 이산면 운문1리. 마을 중간쯤에 있는 작고 낡은 기와집에는 제대로 된 담이 없어 마당에 쌓인 연탄재 따위가 길에서 훤히 보인다. 좁은 마루 위엔 갖가지 농기구와 포대자루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그 틈에서 이정희(84·여)씨는 성치 않은 다리를 주물러가며 쪽파를 다듬고 있었다.
“내가 행복할 때가 어딨노. 만날 일만 하고 사는데. 나한테는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자다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