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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사디즘의 원조는 왜 음란소설을 썼나

  • 관리자
  • 조회 : 8899
  • 등록일 :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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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즘의 원조"는 왜 음란소설을 썼나

[단비발언대] "사드 표" 창작이 그리운 시대








2010년 10월 17일 (일) 16:40:21
구세라 기자 koopuha@danbinews.com









    

 

▲ 구세라 기자한 남자가 있다. 깃펜인 퀼스와 잉크, 종이를 박탈당해 고뇌한다. 닭뼈와 포도주로 시트에 글을 쓰던 그의 손엔 어느새 유리 조각이 쥐어지고 자신의 피가 잉크가 된다. 나중에는 그것마저 뺏기고 혀가 뽑힌다. 결국 남은 건 손톱과 배설물, 감방 벽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그에겐 표현의 재료가 됐다. 그의 내면에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독재자는 물론 정신과의사마저 치료할 수 없는 본능이었다. 그것은 바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였다. 영화 <퀼스>에는 나폴레옹 지배 당시 정신병원에 갇혀서도 글을 썼던 사드의 말년이 처절하게 드러난다. 당시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라 불렸으며, 가학적 성도착증인 ‘사디즘’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음란소설을 썼던 것일까?

자기 몸을 희생하면서도 그가 써내고 싶었던 것은 음란소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완전히 불태워 자신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극치에 도달해 세상과 조우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현실이 꼭 깨끗하고 올바르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문란하고 원초적인 쾌락을 리얼하게 그려냄으로써 세상에 충격적으로 다가가고 싶었을 테다. 그렇게 ‘창작의 시장’에서 그는 그만의 매력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싶어했다. ‘펜으로 이 세상을 바꿔보겠어’라는 다짐이 ‘내 피로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겠다’라는 광기로 변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에 열광했을까. 결국 그는 성공한 셈이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사디즘’이라는 이미지를 독점했으니 말이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그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좀더 성공하지 않았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분야의 ‘독점’은 성공의 핵심 조건이다. 아니, 어쩌면 전부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과 기존 가치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감각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데 톡톡히 역할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온몸을 던져서라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창작의 욕구는 그를 당당히 베스트 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놓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 하나. 지금 우리 사회에 사드와 같은 사람은 존재하는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수없이 ‘성공’을 외치면서도 정작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집단은 있는가?

물론 있다. 하지만 독점하려고 하진 않는다. 성공의 조건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독점할 수 있는 자신의 영역을 계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아류가 재생산된다. 각종 고시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88만원 세대’, 진부하게 쏟아져 나오는 ‘걸 그룹’, 모두 비슷비슷한 얼굴과 몸매로 정체성을 규정지으려는 ‘현대인’, ‘미네르바’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교육을 놓치지 못하는 이 시대의 ‘학부모’까지. 얼핏 보면 다른 것 같지만 모두가 다 ‘성공’을 원하면서도 자신의 영역 하나 ‘독점’하지 못해 시장에서 실패를 맛보는 이들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실패를 맛보게 한 장본인은 누굴까? 바로 ‘미디어’가 아닐까. ‘미디어’가 탄생하면서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큰 ‘창작의 시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 그 시장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규정지으며,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럼에도 시장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TV와 신문은 위기를 맞은 지 오래다. 스스로 정체성을 잃고, 오로지 포털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납품업체로 전락해간다.

근본 원인은 미디어 역시 영혼을 바쳐 독점하려는 욕구가 부족한 탓이다.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인지도도 높고, 마니아 팬이 있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W’를 없앤다는 방송사. 회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것은 내리면서 다른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왜 못 만드냐며 아우성치는 임원진. 그렇게 ‘빨리빨리’ 사회를 보여주듯 급하게 생기는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이 모두가 영혼을 바치기는커녕 영혼을 헐값에 팔아 넘기는 형세다.





 

 

▲ "세계를 향한 새로운 창"을 내걸었던 "김혜수의 W"와 신규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 MBC

바른 길을 걷고 있는 듯, 고귀한 듯, 최선을 다하는 듯 하지만 벗겨보면 썩어 문드러진 우리 사회를 살리는 방법은 저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독점욕’에 있지 않을까. 기존 제도와 규정을 부수고, 자신이 상상했던 원초적 쾌락을 당당히 표현했던 사드의 예술성이 필요한 때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장에서 죽지 않고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은 남과 다른 생각과 광기를 제각각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당신에게도 묻는다. 인간으로서 가진 극한의 본능을 발휘해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써 보지 않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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