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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남겨진 사람들, 잊혀진 사람들, 헤매는 사람들, 기억하는 사람들 - 모방범

  • 유라
  • 조회 : 9614
  • 등록일 : 2009-12-2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북스피어,

“잘 들어.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사실에는 정면도 없고 뒷면도 없어. 모두 자신이 보는 쪽이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어차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밖에 믿지 않아.” - 본문 중에서

2001년부터 5년 재.  총 6000매의 원고지,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등 6개 상 석권.  일본 미스터리 소설 대가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최고작 중 하나인 ‘모방범’의 기록이다.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여자의 오른팔과 핸드백이 발견된다.  범인은 방송국에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흘리며 피해자의 가족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자랑하는 범인은 무슨 생각일까.

소설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준다.  책의 미스터리는 ‘누가 범인인가’가 아닌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가 중심이다.  범인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 목격자등 계속 선택에 집중한다.

일본의 추리소설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에도가와 란포’나 ‘요코미조 세이지’ 등의 ‘본격추리소설’과 1958년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으로 시작된 ‘사회파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문제를 파고드는 것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할 때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미츠모토 세이초의 장녀”라고 불린다.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수많은 인물과 촘촘히 얽힌 관계를 설명하며 사건에 연관된 것은 범인과 범인을 잡는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자, 목격자, 그들의 가족과 이웃, 친구들, 가해자의 가족, 그 주변 사람 등 한 사건이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매스컴은 각각의 이유로 상처를 입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매스컴이 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달려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건에 얽히고 사건에 엮인 사람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인생을 살 수 없다.  그들은 서로를 원망하고 상처주기도 하지만 서로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돌아올 수 없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 위안을 주며 같이 살아가야 한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남겨진 인간들은 살아간다”고 말한다.

책을 산 날 들어오자마자 현관에 주저앉아 그 자리에서 네 시간 만에 읽게 만드는 핵의 흡입력은 엄청나다.  마이니치신문은 “어제까지 평화롭게 살아오던 도시의 인간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재앙에 휩쓸리는 현대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했다.  인간과 인간이 얽힌 것이 비극이라면 인간은 이 비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또 어떻게 선택하고 살아가야 하는가.  소설 ‘모방범’은 “누구든 상대를 받아들일 결심을 하는 순간 그런 인간이 될 수 있다”제시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타인에게 얼만큼 손을 내밀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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