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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고
- 유정화
- 조회 : 9492
- 등록일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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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장을 거기 넣었는가? 좋은 소설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저널리즘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신문기사를 인용해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설명한 긴 장(章)을 두고 오웰이 존경하는 한 비평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문제의 장(章)은 당시 프랑코와 공모했다는 비판을 받은 트로츠키파를 변호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었다. 오웰은 “무고한 사람이 엉뚱하게 비난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았다면 아예 그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직접 참전한 경험을 쓴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한, 명백히 ‘정치적 목적’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해방된 카탈루냐 시내에서 시작된다. 무정부주의자들이 장악한 시내에서는 ‘세뇨르(영어의 Mr.)’나 ‘우스테드(공손한 표현의 2인칭)’같은 격식을 차린 말이 사라지고 서로가 평등함을 강조하는 ‘동지’나 ‘살루드(안녕)’와 같은 말들만이 오간다. 기사를 쓰러 갔던 오웰은 이렇게 “해방된 공간”의 모습을 보고 “싸워서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도시라고 생각해 의용군으로 입대한다. 그리고 파시스트에 대항하는 전쟁에 참전한다. 그 후 인민전선정부 내의 분열로 오웰이 속한 통일노동자당은 정권을 잡은 공산당에 의해 친 파시스트 세력으로 몰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오웰은 간신히 스페인에서 빠져나와, 전쟁에서 함께 피흘리며 싸웠던 통일 노동자당 소속 동지들을 기억하며 『카탈로니아 찬가』를 썼다.
직접 겪은 일인 만큼 책에는 작가의 생생한 전쟁 경험이 담겨있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세계를 뒤흔든 열흘』,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세계 3대 르포 문학으로 손꼽힐 정도로 전쟁을 ‘기록’하는 데 충실하다. 그러나 작가의 전쟁참전 기록은 비장한 면도 있지만 우스꽝스러운 면도 있다. 소총과 수류탄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너무 구식이고, 훈련은 매일 ‘마냐나(내일)’로 미뤄진다. 참호는 적의 진지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고, 적의 총알에 맞기보다는 동료의 오발탄에 맞기가 더 쉽다. 오웰은 자신이 총상을 당한 장면에서 조차도 얼마나 오래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여유를 보인다. 치열하고 무서울 것만 같은 전쟁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오히려 시시하게 느껴진다.
대신 오웰은 전쟁 속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했다. 한창 전쟁 중인 참호에서 요리사는 더러운 마당 가운데서 느긋하게 스튜를 젓고, 젊은 병사는 냄새나는 머리를 동지의 어깨에 푹 파묻고 잠을 잔다. 이러한 전쟁의 풍경은 ‘사회주의’를 이루려 하는 민병대원들의 자발적인 열정과 스페인 인들 특유의 너그러움과 어우러진다. 이들에 대한 오웰의 애정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오웰의 동료 콥이 시가전의 충돌을 지혜롭게 중재하고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려내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이는 나중에 공산당 정부의 신문이 이 사건을 ‘파시스트와 연합한 통일 노동자당 당원들의 반역적인 행동’으로 규정함으로서 작가와 독자들이 분노하도록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건 세 가지가 있는데, 베네수엘라 차베스의 집권과 정치, 중국의 천안문 사태, 스페인 내전이 그것이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그 중 스페인 내전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는데 충분한 책이었다. ‘소설’의 형식으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상술되어 있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서술하려고 노력하면서도 현실을 방관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저널리스트’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본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묘한 정치적 차이를 무마하지 않고 정확히 드러내려 한 ‘성실함’은 오웰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왜 그런 장을 거기 넣었는가? 좋은 소설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저널리즘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신문기사를 인용해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설명한 긴 장(章)을 두고 오웰이 존경하는 한 비평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문제의 장(章)은 당시 프랑코와 공모했다는 비판을 받은 트로츠키파를 변호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었다. 오웰은 “무고한 사람이 엉뚱하게 비난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았다면 아예 그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직접 참전한 경험을 쓴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한, 명백히 ‘정치적 목적’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해방된 카탈루냐 시내에서 시작된다. 무정부주의자들이 장악한 시내에서는 ‘세뇨르(영어의 Mr.)’나 ‘우스테드(공손한 표현의 2인칭)’같은 격식을 차린 말이 사라지고 서로가 평등함을 강조하는 ‘동지’나 ‘살루드(안녕)’와 같은 말들만이 오간다. 기사를 쓰러 갔던 오웰은 이렇게 “해방된 공간”의 모습을 보고 “싸워서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도시라고 생각해 의용군으로 입대한다. 그리고 파시스트에 대항하는 전쟁에 참전한다. 그 후 인민전선정부 내의 분열로 오웰이 속한 통일노동자당은 정권을 잡은 공산당에 의해 친 파시스트 세력으로 몰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오웰은 간신히 스페인에서 빠져나와, 전쟁에서 함께 피흘리며 싸웠던 통일 노동자당 소속 동지들을 기억하며 『카탈로니아 찬가』를 썼다.
직접 겪은 일인 만큼 책에는 작가의 생생한 전쟁 경험이 담겨있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세계를 뒤흔든 열흘』,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세계 3대 르포 문학으로 손꼽힐 정도로 전쟁을 ‘기록’하는 데 충실하다. 그러나 작가의 전쟁참전 기록은 비장한 면도 있지만 우스꽝스러운 면도 있다. 소총과 수류탄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너무 구식이고, 훈련은 매일 ‘마냐나(내일)’로 미뤄진다. 참호는 적의 진지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고, 적의 총알에 맞기보다는 동료의 오발탄에 맞기가 더 쉽다. 오웰은 자신이 총상을 당한 장면에서 조차도 얼마나 오래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여유를 보인다. 치열하고 무서울 것만 같은 전쟁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오히려 시시하게 느껴진다.
대신 오웰은 전쟁 속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했다. 한창 전쟁 중인 참호에서 요리사는 더러운 마당 가운데서 느긋하게 스튜를 젓고, 젊은 병사는 냄새나는 머리를 동지의 어깨에 푹 파묻고 잠을 잔다. 이러한 전쟁의 풍경은 ‘사회주의’를 이루려 하는 민병대원들의 자발적인 열정과 스페인 인들 특유의 너그러움과 어우러진다. 이들에 대한 오웰의 애정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오웰의 동료 콥이 시가전의 충돌을 지혜롭게 중재하고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려내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이는 나중에 공산당 정부의 신문이 이 사건을 ‘파시스트와 연합한 통일 노동자당 당원들의 반역적인 행동’으로 규정함으로서 작가와 독자들이 분노하도록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건 세 가지가 있는데, 베네수엘라 차베스의 집권과 정치, 중국의 천안문 사태, 스페인 내전이 그것이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그 중 스페인 내전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는데 충분한 책이었다. ‘소설’의 형식으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상술되어 있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서술하려고 노력하면서도 현실을 방관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저널리스트’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본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묘한 정치적 차이를 무마하지 않고 정확히 드러내려 한 ‘성실함’은 오웰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