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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김하늬] 일을 해도 생활비가 모자라
- 김하늬
- 조회 : 12328
- 등록일 : 200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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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오전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에서 상담 직원들이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다. 최근 신용회복위원회에는 하루 평균 1200 건의 문의전화가 걸려 온다고 한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중국에서 물건을 떼오는데 환율 때문에 남는 게 없습니다."
"그래도 트럭을 갖고 계시니까…."
"그거, 하도 쪼들려서 벌써 팔았어요. 집까지 내놓았습니다."
2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명동 센트럴빌딩 6층의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 신용회복상담창구. 12번 창구의 정종식 선임심사역 앞에 노점상 최모(35)씨가 찾아와 처지를 하소연하고 있었다.
- ▲ 본지 사회부 김진명 기자(가운데)가 2일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에서 일일 보조 상담 사로 일했다. 이태경 기자
최씨는 신발 노점상이었다. 한때 어엿한 점포를 가진 신발가게 "사장님"이었으나, 은행 빚 2억원만 떠안고 가게를 처분한 뒤 요즘에는 중국에서 신발을 수입해다가 노점에서 팔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매달 74만원씩 은행 대출금을 갚기로 했지만 8개월 동안 한 푼도 갚지 못하다가, 이날 신용회복위원회에 "빚 갚는 걸 한동안 미룰 수 없는지" 상담을 받으러 왔다.
최씨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에서 떼오는 신발 원가는 크게 올랐는데 하루 종일 팔리는 것은 몇 켤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극심한 불경기에 쌓이는 빚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로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창구가 크게 붐비고 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신용회복 상담을 받은 사람은 25만1948명이었으나 올해는 10월까지만 이미 36만5236명에 달했다.
◆"일을 해도 생활비 모자라" 절박한 서민들
이날 오후 2시쯤 명동의 14개 신용회복 상담창구 중 심사역이 자리를 비운 2곳을 제외한 12개 창구에서는 모두 상담이 진행 중이었다. 창구 앞 대기석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6~7명 있었고, "신용회복지원 신청서"를 작성하는 사람도 5~6명 됐다. 요즘 명동지부에 직접 방문하는 상담자만 하루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명동지부와 같은 상담소를 전국에 21개 운영하면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월~토요일 매일 "금융채무 불이행자", 이른바 "신용불량자"들 상담을 받고 있다. 국내 3600여개 금융기관이 협약을 맺어 만든 이 위원회는 신용회복을 원하는 신용불량자들의 신청을 받은 뒤 금융기관과 협의해 매달 조금씩 대출금을 갚아가는 변제계획을 세운다. 신용회복 지원이 결정된 사람은 이자를 탕감받을 수 있다.
이날 하루 명동지부 12번 창구의 정 심사역 옆에서 "1일 보조상담원"으로 앉아서 하루 동안 들어본 서민들의 사연은 절박했다. 일을 구하지 못해서 빚 갚을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오후 4시쯤 30대 남자가 정 심사역 맞은편에 앉았다. 행사대행업체 직원인 강모(36)씨였다. 강씨는 지난 10월 아내 명의의 카드 값을 내지 못해 신용불량 상태에 빠졌다. 불경기 때문에 각종 행사가 줄면서 회사에서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해 생활비로 빼내 쓴 카드 빚 700만원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
막 돌을 넘긴 막내를 포함해 아이가 셋인 강씨는 "아이 식비며 병원비 등 꼭 쓸 것만 쓰는데도 빚이 줄지 않는다"며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했다.
◆빚 갚으면서 또 대출받기도
꾸준히 빚을 갚아나가다가 최근 침체된 경기 때문에 수입이 끊기거나 줄어들어 다시 대출을 받는 사람도 많았다. 병원비·전세금·학비처럼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신용회복위원회가 "소액금융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이 소액금융지원을 받으려고 상담한 사람이 1963명이었는데, 3분기에는 2534명으로 늘었다.
오전 11시쯤 12번 창구를 찾아온 정모(여·43)씨도 그런 경우였다. 정씨는 "아이와 둘이서 사는 사글세 보증금 500만원을 친구에게 빌렸는데 갑자기 갚으라고 한다"면서 울상이었다. 정씨는 실직한 뒤 생활비로 쓴 카드 값을 갚지 못해서 신용불량자가 됐고, 학습지 방문교사 일을 하면서 매달 27만원씩 갚아왔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도움을 주던 친구마저 "급전"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 심사역은 "일단 300만원이라도 신청을 해보자"면서 그를 달랬다.
신용회복위원회 홍보팀 신중호 팀장은 "소액대출 재원으로 올해 200억원 이상 확보했는데 다급한 서민들에게 300만~500만원씩 빌려주다보니 70억원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열심히 일해서 조금이라도 빚을 갚으려던 사람들이 불황에 또 수렁에 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에서 떼오는 신발 원가는 크게 올랐는데 하루 종일 팔리는 것은 몇 켤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극심한 불경기에 쌓이는 빚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로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창구가 크게 붐비고 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신용회복 상담을 받은 사람은 25만1948명이었으나 올해는 10월까지만 이미 36만5236명에 달했다.
◆"일을 해도 생활비 모자라" 절박한 서민들
이날 오후 2시쯤 명동의 14개 신용회복 상담창구 중 심사역이 자리를 비운 2곳을 제외한 12개 창구에서는 모두 상담이 진행 중이었다. 창구 앞 대기석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6~7명 있었고, "신용회복지원 신청서"를 작성하는 사람도 5~6명 됐다. 요즘 명동지부에 직접 방문하는 상담자만 하루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명동지부와 같은 상담소를 전국에 21개 운영하면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월~토요일 매일 "금융채무 불이행자", 이른바 "신용불량자"들 상담을 받고 있다. 국내 3600여개 금융기관이 협약을 맺어 만든 이 위원회는 신용회복을 원하는 신용불량자들의 신청을 받은 뒤 금융기관과 협의해 매달 조금씩 대출금을 갚아가는 변제계획을 세운다. 신용회복 지원이 결정된 사람은 이자를 탕감받을 수 있다.
이날 하루 명동지부 12번 창구의 정 심사역 옆에서 "1일 보조상담원"으로 앉아서 하루 동안 들어본 서민들의 사연은 절박했다. 일을 구하지 못해서 빚 갚을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오후 4시쯤 30대 남자가 정 심사역 맞은편에 앉았다. 행사대행업체 직원인 강모(36)씨였다. 강씨는 지난 10월 아내 명의의 카드 값을 내지 못해 신용불량 상태에 빠졌다. 불경기 때문에 각종 행사가 줄면서 회사에서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해 생활비로 빼내 쓴 카드 빚 700만원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
막 돌을 넘긴 막내를 포함해 아이가 셋인 강씨는 "아이 식비며 병원비 등 꼭 쓸 것만 쓰는데도 빚이 줄지 않는다"며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했다.
◆빚 갚으면서 또 대출받기도
꾸준히 빚을 갚아나가다가 최근 침체된 경기 때문에 수입이 끊기거나 줄어들어 다시 대출을 받는 사람도 많았다. 병원비·전세금·학비처럼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신용회복위원회가 "소액금융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이 소액금융지원을 받으려고 상담한 사람이 1963명이었는데, 3분기에는 2534명으로 늘었다.
오전 11시쯤 12번 창구를 찾아온 정모(여·43)씨도 그런 경우였다. 정씨는 "아이와 둘이서 사는 사글세 보증금 500만원을 친구에게 빌렸는데 갑자기 갚으라고 한다"면서 울상이었다. 정씨는 실직한 뒤 생활비로 쓴 카드 값을 갚지 못해서 신용불량자가 됐고, 학습지 방문교사 일을 하면서 매달 27만원씩 갚아왔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도움을 주던 친구마저 "급전"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 심사역은 "일단 300만원이라도 신청을 해보자"면서 그를 달랬다.
신용회복위원회 홍보팀 신중호 팀장은 "소액대출 재원으로 올해 200억원 이상 확보했는데 다급한 서민들에게 300만~500만원씩 빌려주다보니 70억원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열심히 일해서 조금이라도 빚을 갚으려던 사람들이 불황에 또 수렁에 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