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월10일부터 5일까지 본격적 감사(시간외 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 변칙운용 문제)를 실시한 뒤 결과를 16일 청와대에 사전보고 했으며, 이를 근거로 청와대에서는 도합 세 차례에 걸친 대책회의가 열렸다. 비서실장, 공보처장관, 감사원장, 정무수석, 안기부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이 대책회의는 ….”
1990년에도 그랬다. 그때도 서영훈 전 <한국방송>(KBS) 사장을 퇴진시키는 과정에 감사원이 개입했고,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 90년 3월15일치 <언론노보> 3면 ‘케이비에스 사태 언론장악 위한 권력음모 확인’ 기사가 스케치한 장면은 정연주 전 사장 해임에 감사원이 관여하고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대책모임을 가진 2008년의 모습과 판박이다.
1988년 11월26일 언론사 노조 41곳이 참여해 출범시킨 언론노조는 20년 만에 150여개 산하 노조에 조합원 1만8천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반면 ‘과거’로 흘려보낸 듯했던 언론노조의 20년 투쟁사는 이명박 정부 아래서 ‘진행형’으로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노태우 정권이 노조의 방송 민주화 노력에 호의적이었던 서영훈 사장을 강제 해임하고 서기원 사장을 임명하면서 불거진 한국방송 노조 37일 동안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은 올해 마치 ‘데자뷔’처럼 재현됐다. 정연주 전 사장 해임에 맞선 ‘케이비에스 사원행동’의 투쟁과 와이티엔 노조의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은 90년 당시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경찰의 한국방송 직원 3명 집단구타(90년 5월9일) 사건은 이사회의 정 전 사장 해임제청일(2008년 8월8일)에 벌어진 경찰의 사원행동 회원 폭행으로 되풀이됐다. 90년 2월말 최병렬 공보처장관이 서 전 사장에게 전화 걸어 사퇴를 요구한 일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이 박래부 전 언론재단 이사장에게 수차례 사퇴를 압박하면서 되살아났다.
‘재벌 방송’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90년 7월 노태우 정부와 민자당이 민영방송 허용을 뼈대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면서 재벌의 방송 소유가 첨예한 화두로 떠올랐고, 같은해 3월말 방송제도연구위원회가 <문화방송> 본사와 지방계열사를 독립된 사업체로 민간에 불하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방송 민영화 논란이 대두됐다. 지금의 신문·방송법 개정을 통한 재벌 신문사의 방송 진출과 문화방송 및 ‘한국방송 2채널’ 민영화 논란도 18년 전의 반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