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조메뉴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제증명서발급

기자, PD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수능기사/윤순혁]“선배님, 시험대박나세요”

  • 윤순혁
  • 조회 : 11782
  • 등록일 : 2008-11-19
11월 13일.hwp ( 3,766 kb)

“선배님, 시험대박나세요”


11월 13일(목) 수능당일.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7시 경. 도룡동에 사는 김홍식씨(대전·22)는 부모님과 함께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2년 전 고3일 때 시험을 치르고 두 번째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진지 연신 호흡을 가다듬었다.


87년생인 김씨는 작년 9월에 입대해 얼마 전에 상병을 단 군인이다. 공대였던 그는 적성이 맞지 않아 입학직후인 작년 3월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뒀다. 8시 반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상근예비역이라는 점을 들어, 어렵게 부모님을 설득해 수능에 다시 도전한다.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시험에만 전념하는 수험생보다 심리적 부담이 많지 않았냐는 질문에


“온라인 강좌로 4개월 남짓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해 아쉽다”며 어쨌든 시험이니 최선을 다해 치르고 올해 안 되면 내년 8월에 제대니 그때부터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선배님, 시험대박나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7시 40분 쯤, 제9시험장인 대전 월평동에 위치한 서대전고등학교에서는 직접 제작한 현란한 플랜카드를 들고 후배들의 응원전이 한창이었다. 목도리와 장갑, 모자는 기본이고 색색의 담요까지 몸에 칭칭 감았다. 족히 100명은 되는 학생들을 진두지휘하는 트레이닝복 차림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 나와 있었는지 묻자, 박솔(대전외고 영어과 2)양은 “어제 6시부터 선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 후배들이 한마음이 돼서 응원하니 선배들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1회를 맞는 괴정고의 2학년 후배들도 자리를 지켰다. 후드 티로 추위를 달래던 성태경(괴정고·2) 군은 “어제 밤부터 자리를 맡느라 나와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여서 인지 생각보다 덜 춥고 덜 힘들다”며 “1회니 만큼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덕고를 졸업한 홍식씨에게 기분을 묻자 “재작년엔 저런 응원을 받으며 시험을 쳤는데, 감회가 새롭다”며 “그래도 한번은 받아봤으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나누어 주는 따뜻한 녹차한잔을 손에 쥐고 김씨는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시험을 잘 보라고 뒤에 대고 말하자, 손을 흔들어 ‘알겠노라’고 답했다.


갈색점퍼에 흰색장갑을 낀 박종술(충남고 국어)교사는 “12년 동안의 결과가 한 번에 결정된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지만 부디 제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며 시험시작 후에도 한참동안 자리를 지켰다. 8시 30분께 이르자 선배들을 응원하던 후배들이 뒷수습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시험이 시작한지 한참이 지나서도 서대전고등학교는 교문을 폐쇄하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묻자, “교문이 고장 나 어쩔 수없이 개방한 채 시험을 보게 됐다”며 “교육청에 공문을 올렸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tv를 통해 익숙한 패쇄 된 교문을 볼 수는 없었지만, 초조해하며 시험장을 지키는 학부모들은 만나볼 수 있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했던 수험생의 어머니는 “아들이 나오면 꼭 안아주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겠다”며 “힘든데도 내색 않고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5시가 되자 학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나오면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빼 입에 물기도 하고 한 학생은 괴성을 질러 제재를 받기도 했다. 운전학원에서는 문제지를 나눠주며 홍보에 나섰고 수험생을 기다리는 부모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교문에 모여들었다. 둔산동의 이태영(둔산중·3)군은 형이 시험 보는데 응원 차 부모님과 왔다며 “내가 다 떨린다”고 말했다.


홍식씨가 나온 시간은 5시 15분 경. 제2외국어를 선택하지 않은 탓이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지만 “담배가 피고 싶다”며 먼저 “헬스로 살을 좀 빼고 천천히 지원 대학을 알아 봐야 겠다”고 말했다. 시험이 어려웠다며 내년에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던 그는 가볍게 걸음을 재촉해 부모님께로 향했다.       

 윤순혁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2
admin 제정임   2008-11-19 13:09:43
첨부파일 말고 기사 자체를 올리세요
admin 윤순혁   2008-11-19 15:35:16
예..
* 작성자
* 내용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