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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수능스케치] 우리도 수능 치러요!
- 이영은
- 조회 : 11888
- 등록일 : 2008-11-13
“우리도 수능 치러요!”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서울시교육청 제 15시험지구 제 24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경운학교(교장 남상인)에서 29명의 지체장애인들이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곳에는 다른 수험장처럼 뜨거운 후배들의 응원전이나 화려한 플래카드, 수험생을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전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119 구조대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 시험을 치러온 지체장애인, 부모님의 부축을 받으며 차분히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뇌성마비 수험생들이 시간차를 두고 속속 입장하며 매우 조용하고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다.
무학여고에 재학중인 김지현(19)씨는 “다른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매우 긴장되고 떨린다”며 “자신있는 과목이 제2외국어(일본어)인데, 좋은 성적을 받아서 관련학과에 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하는 대학이 있냐고 묻자 “점수가 나와 봐야 알 것”이라며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담담한 포부를 밝혔다.
정문에서 “아들, 파이팅!”을 큰 목소리로 외치며 수험생을 응원한 한 아버지는 “아들이 두 번째 치르는 수능시험이라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일부러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며 “수험표를 놓고 나오는 바람에 조금 정신없는 아침이었지만, 액땜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윤숙(47)씨는 딸 김현제(19)양을 시험장에 입실 시킨 후 긴장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현제양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지난 5월 퇴원해 혼자서 수능을 준비했다. 방윤숙씨는 딸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동안 성당에서 기도를 할 생각이다. “현제가 치료 때문에 먹어야 하는 약이 많은데, 그것 때문에 혹시 졸리우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엄마인 내가 할 건 기도뿐이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단 29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르는 경운학교에는 2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오전 8시 07분께 119구조대 차량을 이용해 도착한 한 수험생은 정문에 진을 친 수많은 취재진이 부담스러운 듯 후문으로 방향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운학교에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일반 수험생에 비해 1.5배 시간을 받는다. 오전 8시 40분 1교시 언어영역을 시작으로 5교시 제2외국어영역까지 치를 경우 오후 9시 5분에 시험이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