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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윤순혁]경기한파에 일자리 ‘뚝’…“난방비 겁나요”
- 윤순혁
- 조회 : 12341
- 등록일 : 2008-11-10
| 경기한파에 일자리 ‘뚝’…“난방비 겁나요” | |
| 불황의 겨울…벼랑 몰린 서민 ① 기초생활수급자 ‘고단한 삶’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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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춘화 기자 |
정부 수급비 빠듯했는데 일자리 끊겨 곧장 적자로
“가스하고 전기·수도료는 석 달 밀리면 끊겨요. 끊기기 직전까지 버티다 내는 거죠. 연체료가 붙지만 수급비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임아무개(33·서울 노원구)씨는 석 달치 도시가스 요금 10여만원을 지난달 말에 한꺼번에 냈다. 임씨의 수첩에는 가스비·전기료·수도료를 각각 언제 얼마나 냈는지가 적혀 있다. 석 달 이상 밀리면 일방적으로 공급이 중단돼, “안 내면 끊기는 것부터 막으려면” 납부 날짜를 꼭 기억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지난 8월부터 밀린 전기료를 내야 할 차례다. “사실 월세도 많이 밀렸지만 당장 생활은 해야 되잖아요? 연말에는 월세 독촉도 심해질 텐데….” 임씨의 ‘공과금 돌려막기’는 몇 달 전 시작됐다. 친정어머니(56)를 모시고 7살, 12살짜리 남매를 키우는 그는 매달 103만원의 수급비를 받는다. 여기에 산모 도우미 일을 하면 나오는 취업장려비 15만원을 합쳐 118만원으로 한 달 살림을 꾸려 왔다. 그러나 지난 7월께부터 도우미 일을 나가지 못하게 되자 살림은 곧장 적자로 돌아섰다. 월세 8만5천원, 공과금 및 세금 35만원, 병원비 35만원, 휴대전화 요금 10만원, 교육비 26만원, 교통비 10만원, 용돈 2만원…. 임씨가 10월에 지출한 생활비는 모두 116만5천원. 한 달 생활비가 꽉 짜여 있는 임씨한테는 10만원 가량의 적자도 버티기 힘든 부담이다. “구청에서 일감도 없다고 하고 아이 건강도 나빠져 일을 그만뒀어요. 병원비까지 더 들어가니 수급비로는 감당할 수가 없죠.” 임씨 같은 기초생활 수급자의 주된 밥벌이인 ‘저소득층 지원·자활사업’은 최근 들어 수요가 크게 줄었다. 산모 도우미의 경우 전체 비용 60여만원(2주 기준) 가운데 15%를 본인이 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신청자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서울 성북자활센터 관계자는 “직접 부담금이 최고 10만원 가량인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저소득층 산모들은 이조차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예산도 예산이지만, 도우미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많아지는데 신청자는 줄어드는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
이들에게는 올겨울 난방비도 발등의 불이다. 수급비 30여만원이 소득의 전부인 김아무개(80·인천 동구)씨는 “기름값이 겁나 연탄난로라도 방 안에 들여놓고 싶은데, 가스 중독 사고가 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쪽방촌상담소의 김정연 상담원은 “몇 해 전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 기름보일러로 교체한 집이 많은데, 요즘 들어 ‘연탄보일러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며 “또다시 수십만원의 설치비가 들기 때문에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최근 내년 예산안에서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금 316억원을 모두 삭감했다.
김아무개(37·목포시 대양동)씨는 얼마 전 큰딸(12)을 데리고 지역 공부방에 갔다가 ‘대기표’를 받았다. 학원을 끊고 이곳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 공부방을 운영하는 이미경 아동센터장은 “저소득층들이 경제 불안감이 커지자 현금 부담이 큰 아이들 학원을 제일 먼저 끊는 것 같다”며 “없는 집 아이들의 교육과 보육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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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춘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