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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강성명] 멀쩡한 치안센터가 하루종일 ‘부재중’…혈세 낭비하며 방치
- 강성명
- 조회 : 11933
- 등록일 : 2008-10-30
멀쩡한 치안센터가 하루종일 ‘부재중’…혈세 낭비하며 방치
| [2008.10.28 17:15] | ||
[쿠키 사회] 서울 청파동에 위치한 청파치안센터에는 하루종일 “부재중”이라는 팻말이 달려있다. 3층짜리 멀쩡한 건물인데도 정작 경찰들의 왕래는 거의 없는 장소가 된지 오래다. 굳게 닫힌 치안센터의 유리문 안으로 들여다본 내부는 며칠째 아무도 방문하지 않은 듯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는 모습이다. 인근 주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있는데도 불 한번 켜진 걸 본 적이 없다”며 “없어진 지구대인 줄 알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내 많은 치안센터들이 지구대 직원들이 근무 중 잠시 쉬어가는 거점장소로만 사용되고 있을 뿐, 대체로 텅빈 채 방치되고 있어 혈세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지구대는 146곳, 파출소는 18곳이며 치안센터는 286곳이다. 경찰은 2003년 10월 파출소 2∼3개를 지구대로 통폐합해 조직을 개편한 뒤 사용되지 않는 파출소를 치안센터란 이름으로 전환했다. 이후 치안담당관 1명을 배치해 각종 민원서류 발급과 신고 접수 등 대민 봉사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인원과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상주 규정을 폐지하면서 치안센터가 곳곳에서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차가 어렵거나 인적이 드문 지역의 치안센터는 아예 지구대 직원들의 거점 장소로도 쓰이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다. 치안센터 숫자가 지구대의 두 배나 되는데도 이렇다할 역할을 담당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치안센터에는 시설 유지 및 관리비조로 매달 수십만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일례로 용산서 관할의 한 지구대는 매달 30∼40만원을 유지비로 지출한다. 이에 자율방범단이나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사설기관에 치안센터를 개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치안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해당 장소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기존에 세워진 건물을 없애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대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측 반응은 떨떠름하다. 사설기관 등에 치안센터를 개방할 경우 행정 업무가 늘어나고 관리비가 더 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자율방범단 등의 회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는데 보안 문제를 비롯해 여러 말썽이 생겼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