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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이동현]강남 네온사인 적시는 중국동포의 눈물

  • 이동현
  • 조회 : 13066
  • 등록일 : 2008-10-22
강남 네온사인 적시는 중국동포의 눈물
지난해 방문취업제 뒤 급증…식당·파출부 등에 여성 집중
“범죄 일으켜” “일자리 뺏어” 눈총 받다 ‘묻지마 범죄’ 희생
한겨레 김성환 기자 송경화 기자
중국 헤이룽장(흑룡강)성에서 2년 전 건너온 이월자(50·여)씨는 1.5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홀로 지냈다. 함께 온 남편은 부산의 막노동판에서, 이씨의 다섯 남매도 전국 각지에서 갖은 직업을 전전해 왔다. 이씨는 고된 식당일을 하면서도 두고 온 아들을 만날 날만을 고대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서울 논현동 고시원에서 피어오른 연기와 살기를 품은 흉기 앞에 모든 꿈은 날아가고 찢겨버렸다.

논현동 고시원 참사로, ‘코리안 드림’을 위해 ‘밑바닥’ 노동시장에 뛰어든 재중동포들의 처지에 눈길이 가고 있다. 이번 참사 피해자들처럼 대다수 동포들은 번드르르한 한국 소비문화 중심지의 그늘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내놓은 ‘2007년 국제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 31만7559명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재중동포)은 11만1117명이다. 2006년의 2.8배 규모로, 지난해 3월 중국과 옛소련 동포들을 특정 업종에 최장 3년 동안 종사할 수 있게 한 방문취업제가 도입된 덕분이다. 지난해 방문취업제 이용 입국자 가운데 98.9%(9만2771명)가 중국 국적자다.

재중동포들은 이들을 주로 상대하는 직업소개소나 먼저 들어온 지인들을 통해 일자리를 얻는다. 서울 반포동의 한 직업소개소 직원은 “직업소개소를 통하면 수수료를 떼이니까 최대한 주변의 지인들에게 묻고 물어서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숙소도 아는 사람을 통해서 구해 모여서 사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제조업 직업소개소 운영자 문아무개씨는 “업체가 모여 있는 경기 안성과 오산 등지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국 동포들은 직장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많이 문의한다”고 전했다.

재중동포 상당수는 하나만 해도 버거운 직업을 두 가지씩 갖고 있다. 정해진 기간 안에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파출부를 하고, 저녁에는 밤늦게까지 하는 식당으로 일을 나간다. 식당과 모텔 종업원, 파출부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여성 동포들이 집중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성들은 서비스업으로 쏠리지만, 남성들은 공장이나 건설현장이 있는 지방에 가야 일자리를 얻기 쉽다. 이번에 화를 당한 이씨 부부처럼 서울과 부산에 떨어져 사는 식이다.

그러나 악착같이 사는 동포들을 바라보는 눈은 따뜻하지 않다는 게 이들이 한국 사회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서운함이다. 서울 강남역 부근의 한 고시원 직원은 “예전 근무자가 (재중동포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고 해 다른 외국인은 받지만 재중동포는 접수를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중동포들은 “입국자가 많으면 문제도 더 드러나 보이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대부분은 한국인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을 묵묵히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중국 지린(길림)성에서 온 네 식구가 경기 안산의 원룸에 모여 살며 부모는 식당에 나가고 있다는 최아무개(26·대학생)씨는 “이번 사건을 본 어머니가 ‘악착같이 벌려고 고시원에 살고, 식당에서 살다 보람없이 죽었다’며 가슴아파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 동포가 일자리를 뺏는다며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성환 송경화 기자 hwany@hani.co.kr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admin 이동현   2008-10-23 08:27:33
범죄의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로 의심받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했다. 묻지마 범죄를 통해 드러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기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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