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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김하늬]학부모들 해외 수학여행에 속 탄다

  • 김하늬
  • 조회 : 13248
  • 등록일 : 2008-10-18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 위기라는 말도 있는데, 굳이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야 하나요? 환율이 올라서 추가 비용을 더 내야 한다는데, 다른 학생들 다 가는 수학여행을 우리 애만 안 보낼 수도 없고…."

충남 A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김모(여·45)씨는 한숨을 쉬었다. 10월 말 일본으로 떠나는 아들의 수학여행 경비가 무려 80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달 학원비도 만만치 않은데, 최근 갑자기 환율이 올라 수학여행 경비로 1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교장은 "비용 추가 부담은 힘들다고 여행사에 얘기했지만 갑자기 환율이 급등하니 여행사 입장도 난처한 것 같다"면서도 "수학여행도 엄연히 교육의 연장인데, 갑자기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사정이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들 정도로 불안한 데다, 환율 급등으로 해외 여행 경비가 오르면서 초·중·고교의 해외 수학여행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50만원대였던 해외 수학여행 평균 비용은 올해 70만원대로 치솟았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2006년 평균 51만1892원이었던 비용이 2007년엔 55만9220원, 올해는 8월 현재 71만5479원이다. 게다가 고교 1, 2학년 중 한번은 해외 수학여행을 가고 한번은 "수련회"나 "체험 현장 학습" 명목으로 국내여행을 가는 학교가 많아 부담이 이어진다.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의 여행비도 학부모 몫이다. 서울 B고 교장은 "해외 수학여행에 대개 교사 1인당 60만원 정도가 드는데, 학부모들이 낸 "학교 운영비"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특목고는 300만~400만원

시교육청은 "교사 경비는 일체 학교 예산에서 부담한다"고 하지만, 학교 운영비는 학부모들로부터 걷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수학여행이 아니라 "해외 연수"를 표방하는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의 경우 그 비용이 300만∼4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다음 주 중국 베이징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서울 C고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7)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작년과 일정도 똑같은데, 올해는 20만원이나 더 비싸져 7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그는 "천안문, 만리장성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 여행사 패키지와 뭐가 다르냐"며 "정말 수학여행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예상 환율보다 100원 이상 더 오를 경우, 다시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의 항의 전화도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이미 1년 전에 계획을 세워 추진해 온 사항이라 지금 갑자기 여행지를 변경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49)씨는 "여행 기회가 드물던 시절이면 몰라도 요즘 같이 가족 해외 여행도 잦은 마당에 굳이 학교에서 그 많은 비용과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가야 하나"고 반문했다. "여행비는 물론 용돈까지 부모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현실인데, 과연 그 비용만큼 교육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초·중·고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이 붐을 이루면서 물의를 빚는 사례도 많았다. 작년에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 고교생들이 성매매업소에 출입하는 일이 벌이지기도 했고, 같은 학교 안에서도 가정 형편에 따라 국내외로 나눠 수학여행을 가는 바람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 D여고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남해안을 다녀오는 20만원 코스부터 호주 시드니로 가는 179만원 코스까지 국내외 6코스로 분류해,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제각각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가 물의를 빚었다. 같은 학교 수학여행 비용이 최고 9배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다. 호주나 일본으로 가는 친구들과 함께 가고 싶어도 집안 형편 때문에 중국이나 국내 여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학생들 간에도 서먹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에는 서울 시내 고교 중 13개 학교가 국내외 분리 수학여행을 실시해 적게는 20만∼3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00만원 넘는 여행 경비 차가 났다.

◆학생 일탈·위화감 조성하기도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올 들어서는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일고 있다. 12월쯤 일본 오사카-나라 등지로 3박4일간 수학여행을 떠나려던 서울 E고와 F고는 학부모의 부담을 고려해 여행지를 국내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내 초·중·고 해외 수학여행 실태를 보면, 2006년 62개교, 2007년 88개교가 해외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에 비해 올해는 69개교만 이미 다녀왔거나, 갈 예정이다. 특히 고교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 65개에 비해 22곳이나 줄어든 43개교만 해외 수학여행을 가겠다고 시교육청에 보고했다.

숙명여고 김모 교사는 "해외로 가면 학생들 안전 때문에 저녁에는 나다니지도 못 하게 단속을 해야 한다"며 "감독하는 교사도 힘들고, 학생들도 숙소에 갇혀 추억 만들기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내년부턴 국내 여행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여행과 단체수련회 등을 권장하고 있지만, 수학여행은 학교장에게 재량권이 있는 사항이라 교육청이 일일이 간섭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그래픽=양인성 기자 in77@chosun.com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admin 김하늬   2008-10-18 23:19:46
최근에 제가 아는 고등학생이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고 하길래 여행비가 얼마냐고 물으니 80만원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돈이 없는 친구들은 어떡하냐고 물으니 안가든지 국내로 가든지 나눠서 간다고 하더군요.수학여행까지 양극화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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